평소 감정 조절이 잘 되는 편이지만, 유독 아이들이 피해자인 사건,사고 소식에는 분노와 울분을 삼킬 길이 없다.아마 애비가 된 까닭일 것이다. 이미 작년이 되어버린 세월호 사건도 그렇고, 어제 내 속을 뒤집어 놓은 인천 어린이집 교사의 폭행사건도가해자들을 향한 저주를 끊을 수가 없다. 대상이 명확한 후자의 사건은 더 선명하고 지독하다. 그러나 내 마음 속 악함을 계속 품고 있어봐야 그 누구에게 득이 될까?다만, 이 세상에서는 이 세상의 법에 따라, 또 저 세상에서는 저 세상의 방식에 따라 지은 죄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치루길 바란다. 성경 말씀에서 조그마한 위로를 받는다. 또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소자 중 하나를 실족케하면 차라리 연자맷..
내 이상형은 지적인 여성이다. 다르게 표현해 보자면, - 뇌가 섹시한 여자: 깊은 주름과 얕은 주름의 환상적 콜라보레이션- 독특하고 고유한 취향을 지닌 여자 + 취향의 지속적 업데이트가 가능한 능력과 의지- 대화 주제가 풍부하고 여러 이슈에 대해 정리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여자- 입을 살짝 벌리고 있는데 멍청해 보이지 않는 여자 & 오히려 내 입이 더 벌어지게 하는 여자- 나에게 지적인 만족감과 자극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여자- "그것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여자 ... 정도가 될까?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들을 꼽아보자면, 나탈리 포트만 엠마 왓슨진연희 우연히도 숏컷이 잘 어울리는, 그리고 각자의 작품에서 모범생으로 분했던 배우들이다. (내 아내도 숏컷이 잘 어울..
지난주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산 사건이 발생했다. 국내 모 대기업의 임원이 운항 중인 기내에서 승무원들에게 진상을 피우다 급기야 손에 든 책의 모서리로 한 승무원의 눈두덩이를 가격한 것이다. 절망적인 것은 이 모든 진상의 발로가 퍽퍽한 쌀밥과 설익고 짠 라면에 대한 그 임원의 분노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후에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각종 기사들을 통해 공공연하게 밝혀졌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일단, 긍정적 마인드를 십분 발휘하여 이 사건의 유익함을 집어본다면, 1) 기내에서 컵라면을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사실이 대중들에게 완전 공개되어 향후 국내 라면 시장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 2) 해당 기종에서 라면이 설익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소개되면서 국민들의 과학 상식 수준이 향상되었다는..
자존감과 자만심은 궁극적으로 자신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형제와 같지만 흥부와 놀부가 다른 삶을 살았고 다른 결말을 맞이했던 것처럼, 또 콩쥐와 팥쥐처럼, 또 신데렐라와 그 언니들처럼 아주 다른 얼굴과 성격을 지니고 있다. 자만심이 스스로를 너무 믿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깔보는 마음을 허락한다면 자존감은 나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다른이들도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준다. 자만심이 내가 제일 낫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만이 진리라고 믿게끔 잘못된 길로 인도한다면 자존감은 다른이들의 의견에 경청할 수 있는 여유로움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겸손함을 선물해 준다. 자만심이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게 목을 뻣뻣하게 만들어 깊은 늪으로 빠져들게 만든다면 자존감은 더 나은 모습과 실..
결혼 생활이라는 것도 결국은 Problem solving의 연속이다. 닥친 문제점(또는 현황)에 대해서 1) 문제점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2)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안들을 모색하고 3) 이해당사자들의 손익을 포함한 각 대안들의 장/단점 및 따져 최종 대안을 결정한다. 많은 부부들이 이 프로세스를 반복하고 있지만 가정이라는 아주 특수한 조직의 여러 복합적인 성격을 고려하지 못한 채이 프로세스를 반복하기 때문에 적지않은 잡음과 분열이 일어나게 된다. 일반 조직에서의 Problem solving과 가정에서의 Problem solving이 다른점은 아래와 같다. 1) 감정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함 (선택한 대안의 내용 이상으로 세심한 공표와 실행이 중요)2) 다른 이해당사자들(a.k.a. 온가족)과의 관계가 (..
외모는 파트너 선택의 초기 단계에 있어서 최상위 기준들 중의 하나이다. (사실, '들 중의 하나'를 빼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이 Barrier를 쉽게 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저 사람은 다 좋은데 얼굴이 너무 커!" (내 이야기 아님) "저 남자는 왜 평소에도 쪼그려 뛰기를 하는거지?" "저 여자는 코로 숨을 쉴 수는 있는거야?" "저 사람은 눈을 왜 집에다 놓고 온거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우리에 자신을 가두어 놓고 우리 밖으로 지나가는 이성들에게 점수를 매기는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더 놀라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평생 그 우리에 갖혀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 옆에 동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조심스럽게 이런 접근 방식을 제안해 ..
얼마 전 문득 권위라는 단어를 머릿 속에 떠올려 보았다.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이 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고 신기하게도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내 생각들이 한 문장으로 정리되었다. 권위는 도구가 아니라 결과다! 내 의지로, 가끔씩은 내 의지와는 별개로 내 인생 대부분(20년이다!)을 학교에서 보낸 나는 셀 수 없이 많은 스승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국민학교에 갓 입학해 너무 긴장한 나머지 바지에 직접 볼 일을 보고만 나를 손수 씻겨주셨던 선생님도 생각나고, 국민학교 운동회 리허설 때 친구랑 장난을 치던 나의 뺨을 때려서 입술이 터지게 한 선생님도 기억난다. 왜소했던 형의 교복 바지를 물려입은 바람에 의도치 않게 바지통을 줄인 비행학생으로 오인되어 조인트를 까이기도 했고 (그 전에 입던 바지..
경영 대학원에 다니다 보니 대부분의 수업에 팀프로젝트는 기본 양념으로 뿌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대학원생으로서, 또 연구자로서 수업에서 다른 동료들의 연구 주제나 프로젝트 주제 발표를 들을 때, 가장 가슴이 갑갑해 올 때는 그들이 너무나도 원대한 비전을 선포할 때다. 이러한 갑갑함은 논문 주제 발표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로 나를 괴롭게 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가장 통쾌해하는 교수님의 피드백은 "자네, 그거 하려면 평생을 바쳐서 해도 모질라." 혹은 "자네가 학교를 오래 다니고 싶으면 해도 좋네."와 같은 종류의 것들이다. 사실 이 부분은 모든 대학원생들이 마주하게 되는 가장 큰 딜레마이다. 연구의 범위를 좁히자니 내가 왠지 쪼잔한 사람이 되는 것 같고, 또 연구의 범위를 확대하자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
우리 학교는 봄학기 개강이 일러 이미 한창 학기가 진행 중이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은 이제야 비로소 새로운 학기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누군가에게는 아쉬운 방학의 끝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떤이들에게는 손에 땀이 맺힐 정도로 긴장되고 흥분되는 새로운 시작일테다. 바로, 대학 새내기들에 대한 이야기다. 점심을 햄버거로 때울 요량으로 경희대 앞에 있는 버거킹으로 향했다. 주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섰는데 앞에 검은 외투를 입은 사람들이 무리 지어 서 있었다. 별 다른 생각없이 빈틈을 헤집고 들어가 내가 버거킹에서 두번째로 좋아하는 베이컨더블치즈버거 세트를 시키고 빈자리에 앉았다. 원래의 습관대로 창밖을 바라보며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어라, 그런데 창밖에도 검은색 외투를 입은 무리들이 이곳저곳에 출몰하고 있는 것..
오늘 저녁, 대학원 동기 커플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너무나 멋진 장소와 잘 어울리는 신랑과 신부, 감미로운 축가와 맛있는 음식 까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예식이었다. 피로연이 진행되던 중 옆에 앉은 동생과 회사 다니랴, 아기 보랴 정신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내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마무리 지으며 이런 이야기를 내뱉었다. "못난 남편 만나서 고생하는거지, 머" 둘이서 겸연쩍은 웃음을 짓고 있는데 옆에 앉아계시던 친한 교수님께서 나의 말을 듣고서는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장난으로라도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 는 뼈있는 한 마디를 던지셨다. 그 때에는 알겠다며 웃어 넘겼지만, 한참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그 상황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그래서 글로서 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컴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