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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들

사소해지기

Sunghan Ryu 2011. 3. 3. 22:49

경영 대학원에 다니다 보니 대부분의 수업에 팀프로젝트는 기본 양념으로 뿌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대학원생으로서, 연구자로서 수업에서 다른 동료들의 연구 주제나 프로젝트 주제 발표를 들을 , 가장 가슴이 갑갑해 때는 그들이 너무나도 원대한 비전을 선포할 때다. 이러한 갑갑함은 논문 주제 발표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로 나를 괴롭게 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가장 통쾌해하는 교수님의 피드백은 "자네, 그거 하려면 평생을 바쳐서 해도 모질라." 혹은 "자네가 학교를 오래 다니고 싶으면 해도 좋네." 같은 종류의 것들이다. 사실 부분은 모든 대학원생들이 마주하게 되는 가장 딜레마이다. 연구의 범위를 좁히자니 내가 왠지 쪼잔한 사람이 되는 같고, 연구의 범위를 확대하자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는 엄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오늘 석사 신입생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졸업논문을 있을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석사 학위 논문을 사람도 아니고, 연구를 많이 사람도 아니지만, 짧은 연구 인생을 통해 본능적으로 깨달은 한가지 사실을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연구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최선의 마음가짐은 바로 쪼잔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사소해지는 ' 이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나오는 캐릭터의 대사처럼 ' 놈만 죽도록 패는 '이다. 멍한 표정으로 열변에 귀기울이던 신입생들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사소해지기로 굳게 마음 먹은 보였다.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서는 길에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도 이런 '사소함'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래, 우리들 살아갈 때도 서로에게 '그럴듯한 ' 주려고 하지. 사실 우리가 서로에게 있는 가장 따뜻한 감동은 '그럴듯한 '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진심 없이 전달하는 다이아몬드 반지보다는 향기가 피어오르는 따뜻한 꽃밭에서 전해주는 꽃반지가 감동을 있다. (물론 꽃밭에서 전해주는 진심의 다이아몬드라면 좋겠지?) 사소해지는 . 사람의 어깨에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주는 .  길거리 가판에서 고민고민해 선택한 아름다운 머리핀을 선물하는 . 부모님들에게 하루에 한번쯤은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 문자를 보내드리는 . 이러한 사소함들이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날카로운 상처를 치료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해보자는 것이다.


사소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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