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인공지능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그 응용 분야가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직업을 빼앗아 갈 것이고 극단적으로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1]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 작동하고 관리하는 주체가 사람이라는 점에서 가까운 미래에 그런 디스토피아가 올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인공지능 기술은 석기 시대 이후로 인류가 온 역사를 통해 활용해 온 '도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첫 번째 대국이 열리기 전 개막 연설에서 구글의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회장이 선언한대로 “결과와 상관 없이 승자는 인간”인 셈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사회..
유명 가수들의 해외 순회 공연이야 너무 흔한 이야기지만, 고별 순회 공연이라면 그 무게가 남다르다. 오랜 시간 쇠락의 길을 걷다가 극적으로 부활에 성공하고 곧 전설로 남게될 이들의 노래라면 한 번 더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 여정 “Adiós Tour”의 끝자락에 이른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Bueno Vista Social Club) 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명성과 쇠락, 그리고 재도약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1940년대를 전후로 쿠바의 수도 아바나(Havana)에서 명성을 날리던 사교 클럽이다. 당시 아바나 사람들은 손(Son)과 같은 쿠바 음악의 전성기를 만끽하고 있었는데 그 시절을 대표하던 음악가들이 즐겨 공연했던 장소가 바로 부에나 비스타 소셜 ..
1996년은 국내 음악계에 인상적인 장면을 여럿 남겼다. 영원한 ‘가객’ 김광석이 세상을 등졌으며, ‘문화 대통령'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오늘 칼럼의 시작점이자 국내 아이돌 그룹의 시초 H.O.T.가 처음 그 모습을 선보인 해이기도 하다. SM 엔터테인먼트의 첫 작품 H.O.T., 한류의 물꼬를 트다. 이수만 회장은 1995년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설립하고 새로운 차원의 ‘기획’에 돌입한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미국의 보이그룹 뉴키즈 온더블럭과 그들을 발굴한 모리스 스타의 트레이닝 방식을 롤모델로 삼은 것이 그 첫 단계. 곧 10대 소녀들의 취향을 심도있게 분석하여 각 구성원의 캐릭터를 구상하고 이에 따라 음악 및 외모의 스타일을 기획했다. 또 어린 ..
가평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에 위치하여 수도권 인구들이 자주 찾는 대표적인 근거리 피서지다. 매년 뜨거운 여름이 지나 피서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 한적함이 느껴질 즈음 새로운 계절이 찾아온다. 가을이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가을의 가평은 꽤 쌀쌀한 바람이 부는 ‘별 일 없는’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매해 10월이 되면 가평 인구 6만명의 4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북한강변에 자리잡은 자라섬으로 몰려오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올해 열두살을 맞은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하 자라섬페스티벌) 덕분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 자라섬페스티벌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다. 음악축제로는 유일하게 2년(’14년~’15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축제(만족도 1위, ..
요리, 그리고 음식은 ‘부드러운 힘’을 지니고 있다. 그 힘은 분노, 슬픔, 긴장, 걱정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누그러뜨리고 즐거움, 기쁨, 흥분, 평온함처럼 긍정적인 감정들을 돋운다. 그리고 그 힘은 다른 사람들과 나눌 때 더 강해지는 법. 우리가 이야기를 ‘나눌’ 때 그 시공간이 확장되듯이 음식을 ‘나눌’ 때에는 감정의 치유와 전이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이 ‘밥 한끼 먹자’는 말에 우리가 위로를 받고 또 요리와 음식을 소재로 하는 콘텐츠가 오랫동안 사랑 받아 왔던 이유다. 작지만 실력있는 노포(老鋪) 같은 영화, 2014년 개봉하여 트라이베카영화제, 뉴포트비치영화제 등 미국의 대표적인 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 그 진가를 증명한 . 일단 출연진의 훌률함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헐리우드의 대표..
1980년대 초반, 美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기업 경영에 재미 요소를 적극 도입해 급성장하면서 펀 경영(Fun management 또는 Funagement) 개념이 처음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후 각종 연구와 사례들을 통해 그 효과성이 검증되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펀 경영은 이제 전세계로 확대,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명확한 기준 없이 우후죽순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 이에 두 희극인을 통해 성공적 펀 경영의 실천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독보적 콘텐츠로서의 주성치그 자신 스스로가 하나의 장르이자 독보적 콘텐츠로 존재하는 이가 있다. 1990년 의 셀프 슬로우 모션 등장을 통해 코믹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주성치가 바로 그 주인공*. 이후 ,..
2012년 옥스퍼드대 출판사 선정 ‘올해의 단어’인 ‘omnishambles(총체적 난국)’처럼 2014년의 대한민국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 또 있을까? 그 수준과 내용만 달랐지, 언제나 분노와 낙담을 안겨주었던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의 만행은 말할 것도 없고 그간 국민들에게 큰 위로와 자긍심을 안겨주었던 문화계에서도 사건∙사고들이 연달았다. 그 중 대미를 장식한 것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향악단 대표의 직원들을 향한 폭언 파문. 특급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한 여성 리더의 무지막지한 언행과 적반하장 격의 대응 방식을 접한 뒤 복잡해진 머리 한 켠으로 오래 전에 감상했던 이스라엘 영화 이 떠올랐다. 어느 악단의 예기지 못한 조용한 방문 이스라엘 출신인 에란 콜리린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은 2007..
2014년, 한가위를 전후로 한 국내 극장가의 성수기 흥행전은 영화 그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해주었다. 우선 1,760만 관객(10월 1일 기준)을 동원하며 최고 흥행 기록을 갱신한 을 비롯하여 (860만), (477만), (390만) 등 한국 영화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주목을 받은 주인공은 쟁쟁한 한국 영화들 사이에서도 자신만의 목소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울려 퍼진 위로와 희망의 노래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치열한 흥행 전쟁 틈바구니에 놓인 예술영화가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2006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킨 존 카니 감독의 새로운 프로젝트로 음악영화 마니아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의 8월 국내 개봉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 어느 때보다 비참했던 2014년의 봄, 그리고 대한민국.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정부와 언론을 향한 질타가 점점 더 거세지던 즈음, SNS 상에서 한 동영상 클립이 사람들의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았다. 미국 드라마 속 가상의 뉴스 프로그램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담은 이 동영상은 진정한 언론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이에 대한 시민들의 갈급함을 더했다. ‘미드’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불허전으로 인정 받는 이 국내에서 더 큰 주목을 받게 된 사연이다. , 진정한 언론을 향한 여정은 아론 소킨(Aaron Sorkin)과 HBO(Home Box Office)의 합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의 총연출과 각본을 맡은 아론 소킨은 31살에 영화 의 작가로 할리우드에 데뷔..
도전은 값진 성공을 통해서 빛나기도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반짝이는 별이다. 그러나 도전이 더 놀랍게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순간은 우리들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멋진 길로 안내할 때이다. 우리는 이것을 도전의 외부효과* 라 부른다. 의 끝없는 도전과 모험의 결과들 , , 와 같이 고정된 형식의 장수 프로그램들과 새로운 유행을 따라 1년이 멀다 하고 개편되는 흥행 중심의 프로그램들이 양분하고 있는 대한민국 예능 방송계에서 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어떤 힘이 지금의 을 이끌어 냈을까? 대한민국 예능 최초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서 이들이 수년 간 보여준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도전들이라 대답한다면 그 누구도 쉽게 부정하지 못하리라. 은 다양한 측면에서 파격적인 도전을 감행했다. 대부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