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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출산이나 육아 관련된 기사에도 눈이 자주 가게 됩니다. 공부를 하는 입장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장 흥미로운 종류의 기사는 아무래도 실제 연구의 결과를 전해주는 기사들입니다. 이번 포스트에는 아내들에게 유리한 두 가지 연구결과를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하나는 임신한 여자들은 공간인지기억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고 또 다른 하나는 아이들은 아빠와 재미있게 논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이제는 아내가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까먹는다 하더라도 "임신해서 그래!" 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 것이고, "애들이 아빠랑 노는 걸 더 좋아한다잖아!" 라고 아이를 저에게 떠넘길 수 있는 구석이 생긴 것이니 두 개의 연구 결과가 모두 아내에게 유리한 결과인 셈입니다. 아무래도 아내가 자연스럽게 알게 되기 전까지는 따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저에게는 더 유익할 듯 하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한 번 넌지시 이야기를 건네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연구 결과 중에서 제가 더 흥미로웠던 부분은 두 번째 것인데요, 아이들이 아빠와 노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한 추측이 가관입니다. 아빠가 엄마에 비해서 자신들의 놀이에 간섭을 덜 하기 때문에 아빠와 노는 것을 더 좋아할 것이라는 연구진의 분석을 보면 실소를 머금게 됩니다. 이 시대의 아빠들은 얼마나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일까요?


생물학적/사회학적 이유로 남편들이 임신/출산/육아에 있어서 서브로 '취급' 받거나 혹은 이와는 약간 다른 관점으로 아내들에게 그것들과 관련된 모든 ''이 부여되는 현상들을 바라보고 직접 경험하게 되면서 사회적 구조의 비인간성과 비교통성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됩니다. 무엇보다 이 사회적 구조에서는 남편의 소외감과 아내의 부담감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듯 합니다.


이 평행성을 만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구조의 개선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우리 스스로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은 아마도 역지사지의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상대방이 왜 소외감을 느끼는지, 또 왜 이해할 수 없는 부담감을 사서 짊어지고 가는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물론 남편이 아내가, 아내가 남편이 되지 않는 한 완벽하게 해결되지는 않겠지만요. 그래도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머라도 하는 것이 상황을 개선시키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저는 오늘도 뱃속에 아기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배를 불려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아내가 이런 저의 고운 마음을 이해한다면 더 이상 뱃살 지적은 하지 않겠지, 라는 기분 좋은 희망도 한 번 품어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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