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어제 킥스타터와 와튼 스쿨의 Ethan Mollick 교수가 함께 진행한 킥스타터 프로젝트의 신실성(Fulfillment)에 관한 연구의 결과물이 공개되었습니다. 크라우드펀딩 초기부터 창작자들의 먹튀 논란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논의가 계속되어 왔지요. 최근에는 가장 성공적인 킥스타터 프로젝트 중 하나인 휴대용 스마트 아이스박스 '쿨리스트(Coolest)'가 기술적&재정적인 문제로 후원자들에게 약속한 배송기한을 못 맞춘 것은 물론 추가 재정 확보를 위해 아마존에서 제품을 일부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구설수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킥스타터는 이러한 논쟁들 사이에서 최대한 객관적인 지표로 후원자들 또는 창작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 해당 연구를 진행했으며 킥스타터 데이터를 활용해 선구적으로 크라우드펀딩 연구를 해온 Mollick 교수에게 연구를 의뢰하고 최대한 독립적으로 연구가 수행되도록 배려함과 동시에 가능한 한 많은 창작자들과 후원자들이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설문에 참여하는 후원자 중 일부에게 추첨을 통해 인기 프로젝트의 리워드를 포상하는 방식은 제가 졸업연구를 수행하면서 생각했던 방식인데 아쉽게도 실현하지는 못했습니다. (연구 홈페이지)  


연구 수행 방식

- 무작위로 선발된 456,751명(프로젝트 기준 65,326개)의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메일을 발송, 47,188명이 응답 (응답률 10.3%)

- 설문의 후원한 프로젝트의 성공 이후 약속된 리워드를 받았는지, 받았다면 그 리워드에 만족했는지를 묻는 내용으로 구성

- 적어도 1명 이상의 후원자가 설문에 참여한 프로젝트 수는 30,232개로 전체 샘플의 46.32% (카테고리별로 응답률 차이 없음) 


연구 결과 정리

1. 성공한 프로젝트 중 9%가 리워드를 전달하는 데에 실패

   - 리워드 전달에 실패한 프로젝트에 후원된 금액은 전체의 8%

   - 7%의 후원자들이 본인이 선택한 리워드를 받지 못함

   - 65%의 후원자들이 '약속된 리워드가 약속된 시간에 도착'했다고 응답   


2. 카테고리별로 성공 프로젝트의 리워드 제공 실패율에 차이는 있으나 아웃라이어가 존재하지는 않음

   - Crafts, Film&Video, Food, Technology 카테고리의 리워드 제공 실패율이 상대적으로 높음


3. 프로젝트 규모별로 살펴보면, 달성 금액이 1,000불 이하인 프로젝트의 리워드 제공 실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남

   - 달성 금액 1,000불 이하의 리워드 제공 실패율은 약 14% 수준 > 1,000불 이상 그룹들은 다 10% 이하를 기록


Fulfillment graph

(Source: www.kickstarter.com/fulfillment)



4. 리워드 제공 실패를 경험한 후원자들 중 73%가 향후 다른 창작자의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힘

   - 동일한 창작자의 프로젝트를 후원하겠다는 후원자는 19%에 불과

   - 17%가 리워드 제공 실패에 대한 자세한 경과를 전달 받음

   - 13%가 후원금액 환불 또는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음 


5. (당연히) 리워드를 제대로 받은 후원자가 그렇지 않은 후원자 대비 높은 만족도를 보임

   - 그러나, 리워드 제공에 실패한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후원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음


Fulfillment graph

(Source: www.kickstarter.com/fulfillment)




창작자들을 위한 조언

만약 자신의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에 후원자들에게 이를 솔직히 그리고 자세히 공개해야 한다.

- 지금까지 어떤 작업들을 진행했고,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요인이 프로젝트의 완결을 저해했는지 설명할 것

- 후원금액이 적절하게 사용되었고, 프로젝트를 약속대로 수행하기 위해 최선의 방안을 간구하고 노력했음을 증명할 것

- 만약 후원금이 남았다면 일부 금액의 환불을 제안하거나,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 





일단, 연구자로서 세계 최고의 플랫폼과 이러한 스케일의 연구를 수행한 Mollick 교수가 엄청 부럽네요. 내년 여름 와튼스쿨에 Visiting Scholar로 조인할 때 이 연구의 결과와 향후 추가 분석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9%의 비율이 어찌 보면 높아보이기도 하지만 킥스타터나 Mollick 교수 모두 크라우드펀딩 자체의 순기능과 킥스타터 커뮤니티의 영향력을 저해할만한 수준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네요. (물론 이 결과가 다른 보상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나 지분형 플랫폼에 적용되지는 않겠지요. 아마도 더 그 비율이 더 높을겁니다.) 무엇보다 킥스타터 자체적으로 이 수치를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물 흐리는 미꾸라지들을 잡아내는 것은 물론 미꾸라지 몇 마리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더 큰 물을 끌어오는 전략이 필요하겠지요. 


세부적인 연구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Mollick 교수가 SSRN(Social Science Research Network)에 올린 논문을 확인해보세요.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