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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紙 온라인판에 실린 기사 하나가 눈에 띕니다. 킥스타터가 저널리스트를 고용했다는 제목의 기사인데요, 그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바로 약속한 리워드 전달에 실패하고 폭삭 망해버린 대박 프로젝트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조사 대상은 자노(Zano)라는 이름의 초소형 드론 제작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런칭한 Torquing Group입니다. 작년말, 유럽에서 런칭된 킥스타터 프로젝트 중 최고 금액인 2백30만 유로(한화 40억원) 모금에 성공한 이 프로젝트는 꽤나 유명세를 치뤘죠. 후원자의 수만 12,000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지난달 문제가 발생합니다. 프로젝트 페이지를 통해 충격적인 발표가 이뤄집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실패했으며, 후원자들은 후원금을 환불 받지도, 약속한 드론을 전달 받지도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죠. 이에 킥스타터는 탐사전문 저널리스트인 마크 해리스(Mark Harris)를 고용하게 됩니다. 수백만 달러가 어떻게 '증발'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지요.


킥스타터는 "창작자들은 큰 아이디어를 내놓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창작자들이 투명하고 정직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길 원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후원자들도 상황에 대해서 모든 사안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지요. 킥스타터 측은 이번 조사의 결과가 크라우드펀딩 커뮤니티 전반에, 특히 도전적인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런칭하는 창작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창작의 과정에 항상 수반되는 기회와 위기들을 투명하게 살펴보는 것은 더 창의적인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최근 킥스타터가 내놓은 Kickstarter Fulfillment Report에서도 밝혔다시피, 킥스타터가 모든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보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련 포스트) 10% 가량의 성공 프로젝트가 자신들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며, 이 경우 단지 13%의 후원자만의 후원금액을 돌려받습니다. 킥스타터는 해당 수치들을 공개하며, "많은 후원자들에게 실제로 킥스타터가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보여 줄 수 있어" 기쁘다는 쿨함을 보여줬습니다. 킥스타터가 단순하게 물건을 사고파는 가게가 아니라 위험과 실패가 있는 창조와 혁신의 장이라는 이야기지요. 


그러나 스케일의 문제일까요? 자노의 실패는 킥스타터에게 상당한 타격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수많은 후원자들이 킥스타터 측에게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지요. 킥스타터 측도 당황스러운 이 상황에서 한 장의 카드를 던집니다. 이전부터 보아온 킥스타터의 신실성에 기대어 제 개인적 견해를 밝히자면, 이는 아주 적절하고 지혜로운 대응이라고 판단됩니다. 이후 나올 조사의 결과에 따라 다른 양상이 보여지리라 생각되지만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습니다. 조사결과가 나온 다음에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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