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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카이스트 경영대학 올해의 동문상 수상, 그리고 제 13대 신임 동문회장 취임. 우리 학교 동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두 가지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 이가 있다. 바로 LG CNS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대훈 동문 (산업공학과 1981년 졸업)이다.

30년 이상 LG그룹에 재직한 정통 LG맨                                                                                                  

얼떨결에 이렇게 되었네요. 허허.” 수상과 취임에 대한 축하 인사를 건네자 넉넉한 웃음으로 겸손하게 화답하는 김대훈 동문의 모습에서 LG 그룹의 경영이념인 인화(人和)를 떠올렸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고동락했으니 회사의 경영이념이 자연스레 몸에 베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LG 그룹을 인생의 동반자로 선택했는지 궁금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을 준비할 시기였지요. 다른 기업들은 창업주나 2세들이 회사를 맡고 있었는데, 유독 금성사(
LG전자)만이 전문 경영인인 박승찬 사장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어요. 경영학도로서 전문 경영인의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기대와 신념으로 금성사를 첫 직장으로 선택했습니다.” 회사에 대한 자랑이 이어졌다. “30년을 넘게 일했지만 제 가치관에 반하는 명령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되는 일은 절대 강제로 시키지 않죠. 정직하게 비즈니스를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기업 문화, 제가 LG를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30
년을 넘게 한 회사에서 일했다고 해서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했으리라 판단한다면 그것은 아주 큰 오산이다. 다양한 사업본부에서 여러 사업을 경험했던 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김대훈 동문은 젊은 직장인들의 잦은 이직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담담하게 밝혔다.


직장 생활에는 다양한 모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돈이나 명예를 쫓기보다는 한 조직 안에서 안정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그 강점을 가지고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제 가치관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지요. 결국은 자신이 어떠한 가치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문제 아닐까요? 지금 저와 LG의 관계, LG에 대한 저의 로열티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것이 저의 가장 큰 자산이라 생각합니다. (웃음)”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는 IT 전문 경영자                                                                                                 

2010 LG CNS의 대표로 취임한 뒤 기존의 시스템 통합 (System Integration, SI) 서비스 중심의 사업방식을 과감히 혁신하여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성장사업의 발굴과 적극적인 해외사업의 개발을 통해 LG CNS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끌어내고 있는 김대훈 동문에게 향후 IT 산업의 전망에 대해 물어보았다.


모든 산업계가 인정하듯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모바일클라우드입니다. 그리고 이 두 키워드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저희 회사가 던진 화두가 바로 스마트 테크놀로지 (Smart Technology)지요. 여러 요소의 기술들이 다양한 산업에서 융합되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건설이나 교통, 금융 등과 결합된 다양한 IT 서비스들을 생각해 볼 수 있지요.”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전에는 저희 회사를 포함한 IT 회사들이 CIO만을 고객으로 삼고 사업을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의사결정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 대상이 마케팅 담당자가 될 수도 있고 생산 책임자가 될 수 있지요. 중요한 것은 기존의 IT에 새로운 스마트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접목해서 새로운 가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입니다. 제가 요즘 가장 몰두하고 있는 주제이지요.”

멘토링의 중요성을 이해한 이 시대의 진정한 멘토                                                                                    

LG CNS는 입사 4년차 이상인 선배가 신입사원의 멘토가 되는 '신입사원 멘토링' 제도를 지난해부터 김대훈 동문의 주도 하에 운영하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 김대훈 동문이 직접 올린 멘토의 역할에 대한 글은 기사화될 정도로 큰 이슈가 되었는데, "신입사원 한 사람이 인재로 커나가기 위해선 눈사람의 핵과 같은 단단한 기초가 필요하고 이 핵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바로 멘토"라며 선배 사원들이 멘토 역할에 자부심을 갖도록 주문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김대훈 동문이 갖고 있는 멘토링에 대한 철학은 무엇일까? 특별히 멘토링을 받는 위치에 있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부탁했다.


맨토-멘티의 관계에 있어서 멘티가 수동적이라면 결국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합니다. 멘티가 더 능동적으도 멘토링 관계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멘토와 깊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해요. ‘난 가만히 있을 테니 영향을 미쳐봐라.’ 라는 식으로 접근 하면 안 되지요. 멘토의 입장에서도 결국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쪽으로 끌리게 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통해 얻은 확고한 철학 덕분인지 그의 조언이 마음을 울리는 묵직함으로 다가왔다. 김대훈 동문은 인터뷰 말미에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멘토들을 언급하다가 갑자기 중요한 것이 생각난 듯 마지막으로 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또 중요한 한 가지는 멘토는 자기 인생에 딱 한 사람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인생의 각 단계마다 만나게 되는 좋은 사람들을 다 자기의 멘토로 삼을 수 있어야 하겠지요.”   .

- 류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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