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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국내 콘텐츠 업계를 관통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첫사랑아닐까? 관객들을 첫사랑의 추억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한 영화 <건축학개론>과 케이블 방송의 한계를 넘어 국민 드라마 칭호를 얻어낸 <응답하라 1997>이 그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누군가의 첫사랑에 울고 웃었던 그 시간들에 앞서서 이미 아시아 전역을 뒤흔들었던 첫사랑 영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 대한 이야기다.   

 

만국만인 공통의 감정과 경험: 첫사랑                                                                              

첫사랑은 만국만인 공통의 감정과 경험이기에 첫사랑을 소재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동서고금의 것을 막론하고 설렘과 감동을 주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첫사랑을 소재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꾸준하게 우리의 마음을 두드려왔다. 우리나라에서는 <클래식>, <연애소설>, <번지점프를 하다>, <엽기적인 그녀> 등이 대표적인 첫사랑 영화이고, 미국에서는 <워크투리멤버>, <노트북>, <포레스트 검프> 등이, 일본에서는 <러브레터>, <4월 이야기>, <냉정과 열정 사이> 등이 유명한 작품들이다. 첫사랑이라는 소재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누구나 첫사랑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표현은 다를지라도 그 설레는 감정과 어색하고 촌티 나는 모습은 누구에게나 동일할 테니 말이다.    

 

You are the apple of my eye!                                                                                      

지난 여름 대만판 <건축학개론>”이라는 타이틀로 우리나라에 공개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영제: You are the apple of my eye, 이하, <그 시절>)는 소규모의 스크린 수 탓인지 국내에서는 상업적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2011년 개봉 당시에 대만을 비롯한 중국, 홍콩, 싱가폴 등지 에서는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키며 역대 흥행 기록을 모조리 뒤엎은 최고의 화제작이다. 대만의 대표 소설가인 구파도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원작자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더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같은 반 최고의 모범생인 션자이를 모두 좋아하는 17살의 문제아 커징텅과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는 우연한 계기를 통해 커징텅과 션자이가 가까워지게 되는 과정과 서툰 모습으로 서로에게 오해와 상처를 남기는 모습들을 가슴 아리게 때로는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다. 소설가 출신의 감독이 보여주는 색다른 편집과 아기자기한 이미지들은 얼핏 유치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줄거리와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주는 드레싱의 역할을 잘 감당한다.


이 영화가 감동적인 이유는 크게 세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그 시절의 아름다움을 순수하게, 또 동시에 유쾌하게 표현했다는 점. 둘째, 다양한 소재들을 매개체로 활용해서 감성을 자극했다는 점. 마지막으로, 적절한 비밀과 반전이 숨겨져 있다는 점이다. 이 세가지 강점은 첫사랑 마케팅의 필수 요소로서 우리 기업들이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때 꼭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첫사랑 마케팅의 필수 3 요소                                                                                        

순수함과 유쾌함의 아름다운 조화: 메시지가 너무 순수하거나 너무 유쾌하기만 할 때 사람들은 거부감을 갖게 된다. <그 시절>에서는 남녀 주인공 사이의 순수한 사랑과 함께 남자 주인공과 친구들 사이의 유쾌한 추억들을 보여주면서 기분 좋은 설렘을 이끌어냈다. 발랄한 여고생/여대생 모델을 기용하는 존슨앤존슨의 광고도 순수함과 유쾌함의 조화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나와 너를 이어주는 소중한 매개체: 사람들은 누구나 추억을 자극하는 장소나 소품, 또는 음악들이 등장하면 감성이 충만해지기 마련이다. <그 시절>에서 두 주인공을 이어주는 파란 볼펜이나 남자주인공이 직접 그려 선물한 티셔츠 같은 소품들이 등장해 둘의 관계를 표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축학개론> CD플레이어나 <냉정과 열정 사이>의 두오모 성당이 그들의 첫사랑을 환기시켜준 것 같이 같이 우리 기업들도 자사의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환기시켜줄 수 있는 무언가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비밀과 반전: 첫사랑 영화의 매력은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대부분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나 슬픈 결말로 끝나는 멜로 영화와는 달리 첫사랑 영화는 그 끝을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가 없다. <그 시절>도 마찬가지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알려진 하이네켄의 캠페인의 경우, 유명한 축구경기가 열리는 시각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사람들을 클래식 연주회장으로 유인한 뒤, 사람들이 지루해지기 시작할 즈음 스크린을 축구 중계 장면으로 바꾸는 반전의 과정을 생중계 방송하여 큰 이슈를 만들어 내는 데에 성공했다. 이처럼 기업의 커뮤니케이션도 비밀과 반전을 숨기고 있어야 한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과 정성                                                                              

첫사랑이 이루어졌든, 이루어지지 않았든,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는 이유는 그 시간들이 순수한 진심과 온 정성을 바친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떠한 가식이나 꾸밈없이 진심과 정성을 다하는 기업들에게 우리가 감동을 느끼는 이유일 것이다. 첫사랑 같다면...그 누구라도 눈길 한 번 주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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