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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BC>


가수 싸이와 그의 노래 <강남스타일>이 말 그대로 어메이징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튜브 (YouTube) 사상 한국 가수 최초의 단일 콘텐츠 2억 뷰 달성 (9 18일 기준), 한국어 노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 10위권 진입, 세계 최대의 음원 유통 플랫폼인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 다운로드 수 전체 1, MTV 뮤직 어워드 오프닝 무대 장식, NBC, ABC 등 미국 주요 방송국의 대표 토크쇼 및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 글로벌 음반 회사와의 전격 계약 등, 연일 놀라운 소식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일까, 온갖 미디어들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며 그의 대박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기사와 칼럼들을 뿌려대고 있는 틈바구니에서 이상하게도 어느 바보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다.




 

<포레스트 검프>, 가장 극적인 삶을 살아간 바보 이야기                                                                                 

소위 바보들이 등장하는 콘텐츠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열렬한 사랑을 받아왔다. ‘바보라는 소재자체가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자아내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바보캐릭터의 특성 상, 시기와 질투의 대상보다는 공감과 응원의 대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렇듯 바보들이 등장하는 수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극적인 바보의 삶을 이야기한 영화가 바로 <포레스트 검프>이다. IQ 75에 다리가 불편한 장애를 안고 태어난 포레스트 검프는 엄마의 굳은 의지와 지극 정성으로 정규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 곳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제니를 통해 그는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이 달리기에 뛰어난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이후로 매 순간 우직한 바보의 삶을 살아가며 최고의 미식축구선수로, 베트남전에서 많은 동료들을 구해낸 명예로운 군인으로, 국가대표 탁구선수로, 새우잡이배의 선주로,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같은 시간, 불행한 가정사와 망가져버린 삶으로 인해 끝없이 방황하던 제니는 검프의 사랑과 위로를 통해 회복되고 결국 그의 곁에 소중한 선물을 남기고 영원한 안식을 취하게 된다. 누구보다 빨리 달리던 바보의 순애보와 미국의 굴곡 많은 현대사를 절묘하게 엮어낸 이 영화는 개봉한 1994년 최고의 흥행수입을 거둔 것은 물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한 총 6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얻는다.

 

바보처럼 사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것                                                                                                        

노자는 대지약우 (大智若愚, 큰 지혜는 어리석어 보이는 것)’라는 말로 바보의 삶을 표현했다. 포레스트 검프의 삶이 이를 잘 나타낸다. 그는 바보였지만 누구보다 삶에 충직했고,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아낌없이 나누는 삶을 살았다. 싸이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와 언행은 그를 특이하고 빈틈이 많은 사람처럼 보이게 하지만 업계의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싸이의 내공과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실로 위대한 수준이다. 포레스트 검프에게 달리기가 그러했던 것처럼 싸이도 자신의 음악에 몰두하는 삶을 살았다. 기존의 뻔한 상식들을 따르기보다는 무모하다고 여겨질 일들을 실행에 옮겼다. 기성 가수들이 유행에 따른 음악들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 자신만의 색깔을 확고히 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낸 노래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꾸준한 공연을 통해 이를 자신만의 브랜드로 구축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던 그는 결국 <강남스타일>을 통해 사람들에게 엄청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달려온 우직한 바보의 삶이 빛을 발한 것이다.

 

기꺼이 바보가 되고자 하는 기업가                                                                                                           

한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냉혹한 기업 경영의 세계에서 바보처럼 행동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바보가 되고자 하는 기업가들이 존재한다는 것, 또 그들이 멋진 변화를 이끌어 간다는 점은 바보로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더해준다. ‘괴짜 기업가로 유명한 영국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레코드 사업을 기반으로 30년간 200여 개의 기업을 세운 도전의 대명사다. 초고속 보트를 타고 최단시간 대서양 횡단 기록에 도전한 일화나 열기구를 타고 세계 일주를 시도한 이야기, 우주관광업체를 세워 자기 생전에 화성에 민간인을 보내겠다고 선언한 일 등이 단적인 사례들이다. 버진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더 바보스럽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일화 중 하나는 2002년 버진모바일이 미국에 진출했을 때는 맨하튼 타임스퀘어의 한복판에서 휴대폰으로 장식한 팬티만 입은 채버진모바일의 이동통신서비스는 감출 게 아무것도 없다고 외친 사건이다. 그가 어렸을 때 그에게 어느 항공사의 직원이 "바보가 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라"는 충고를 한 것이 이 모든 것이 시발점이었다면 너무 억지스런 이야기일까?  




 

기업 경영도 바보처럼: 또 다른 바보의 행진을 기대하며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평생을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살다간 장기려 박사가 그를 찾아온 제자에게 덕담으로 바보 소리 들으면 성공한거야.”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포레스트 검프와 싸이 그리고 리처드 브랜슨은 모두 바보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그 어느 천재도 이루지 못한 즐겁고 행복한 변화를 만들었으며 또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의 기업들도 모범생처럼 정답만을 찾아 헤매거나 얌체처럼 남들 뒤를 따라다니기 보다는 어떠한 폭풍우 속에서도 바보 특유의 우둔함으로 자신이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을 위해 담담하게 행진하는 진정한 바보로 거듭나기 바란다.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싸이의 이번 앨범에 수록된 또 다른 노래를 띄우며 글을 마무리한다.

 

그래 나 청개구리 그 누가 제아무리 뭐라 해도 나는 나야

우물 안의 개구리라도 나 행복하리 그래 그게 바로 나야

- <청개구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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