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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크라우드펀딩 연구를 시작한 2013년 초에는 '크라우드펀딩'이란 단어를 '들어본' 분들이 열 중 하나 수준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크라우드'를 'Cloud'로 알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웃픈 사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요. 많은 분들이 '크라우드펀딩' 개념에 익숙한 것은 물론, 실제로 여러 형태의 서비스에 참여해보신 분들도 상당수입니다. 2015년은 크라우드펀딩의 본격적 '대중화' 그리고 '산업화'가 시작된 해지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2015년 한해 동안 국내외 크라우드펀딩 분야를 흔들었던 이슈들을 정리하고 그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법안의 통과 및 발효
이미 유럽의 몇몇 나라들을 포함하여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관련 법안이 시행 중인 곳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처럼 법안 통과 자체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곳도 있고 미국과 같이 법안은 진즉에 통과됐지만 세부실행안이 완성되지 않아 사업자들이 손가락만 빨고 있는 곳도 있었지요. 미국은 SEC에서 "드디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본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스타트업과 투자자(Accredited 및 non-accredited)의 기준과 실행안을 담은 Title III (“Regulation CF” or “retail crowdfunding”)과 Title IV (“Regulation A+”)을 최종적으로 발표하면서 2012년 국회를 통과한 JOBS ACT의 기나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가치가 증명된(Accredited) 투자자들에 한해 참여가 가능했지요.) 관계자들은 투자금액 한도나 기업들의 준비사항 등 관련 규제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지만 어찌되었든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JOBS Act 관련 자세한 내용은 다른 포스트에서 더욱 더 상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도 작년 7월 자본시장법이 개정(온라인 소액중개업을 통해 공모방식 투자유치 가능)됨에 따라 올해 1월 25일부터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이 공식적으로 시작됩니다. 1) 비상장 중소기업이면서 2) 창업 후 7년 이내(벤처기업, 이노비즈 기업은 7년 이상도 가능)이거나 프로젝트성 사업(기존사업과 독립회계)을 수행하는 기업이라면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연간 한도 7억원 이내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합니다. 투자자들의 경우 일정 요건에 따라 (일반투자자 기준) 기업당 최대 200만원,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합니다. 소득 적격 투자자의 경우 그 한도가 더 크고요(기업당 1,000만원, 연간 최대 2,000만원), 투자금융투자협회에서 인증 받은 전문투자자의 경우 한도 금액 없이 투자가 가능합니다. 당장 이번달 말이면 본격적으로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이 런칭되는데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개인적으로도 크게 기대가 됩니다.
3.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먹튀 논란'
크라우드펀딩 초기부터 있어왔던 '먹튀 논란'이 2015년에는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었습니다. 특별히, 대표적인 보상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의 경우, 유럽 지역에서 최고 펀딩 금액을 기록했던 '소형 드론 제작' 프로젝트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후원자들에게 파산을 선언하자 탐사 기자를 고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고요, 역대 두번째로 높은 펀딩 금액을 기록했던 프로젝트 "Coolest Cooler"도 제작 공정의 문제로 제작비 수급에 차질이 생겨 후원자들에게 제공해야할 제품을 아마존에 먼저 판매하기 시작해서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슈들에 대응하기 위해서일까요, 킥스타터는 외부 연구진을 통해 진행한 '성공 프로젝트의 의무수행(Fulfillment)'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해당 보고서를 살펴보면 대략적으로 성공 프로젝트 10건 중 1건 정도가 약속한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에 실패한다고 하니, 일반적인 커머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투자'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되네요. 이러한 이슈에도 불구하고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방지하고, 또 이미 발생한 건에 대해서는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한 플레이어들의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이렇게 뜨거웠던 2015년의 크라우드펀딩은 올해 더 뜨거워질 것이 분명합니다. 2016년에는 어떤 이슈들이 크라우드펀딩 업계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저도 조만간 제 생각을 정리해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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